■협동조합에 대한 설명?

의식전환, 정부지원 성공 필요조건

2013. 09.29(일) 15:07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5명 이상의 사람들이 조직한 사업체다. 금융과 보험업을 제외하고는 사업 종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법률적으로는 2012년 1월 26일에 제정된 협동조합 기본법 제2조에서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운영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거센 협동조합 바람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때문이다.

이전에도 기존 협동조합 개별법으로 설립된 농업협동조합, 산림조합, 수산업협동조합 등 생산자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 등의 금융협동조합, 소비자협동조합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있었다. 그러나 기존 협동조합 외의 사업 분야에서 협동조합으로 법인을 창립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설립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 종류도 돌봄 서비스부터 마을공동체사업, 식품생산유통, 농산물공동판매, 도시농업까지 다양하다.

일반협동조합의 경우 설립도 간단하다.

5인 이상의 발기인이 모여 발기인 단체를 구성하고, 정관을 작성하고, 설립동의자 모집, 시·도지사(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는 기획재정부 장관 인가 필요)에 설립신고서 제출 등을 거치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특징은 출자 규모와 무관하게 1인 1표라는 것,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지만 조합원의 동질성을 위해 가입자격이 제한된다는 것 등이다.

목적과 배당 여부는 성격에 따라 다르다.

영리법인인 일반협동조합은 정관에서 배당 규모를 결정하며 전체 배당액의 50% 이상을 이용실적 배당으로 해 이용자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에는 비영리법인의 성격을 지니고 지역 배당을 금지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 재생, 지역경제 활성화, 취약계층에 복지·의료환경 등의 분야에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등을 수행해야 한다.

■시대적 배경이 협동조합 수요 늘려

협동조합 설립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때문이다.

이전에는 법에서 정한 영역 그리고 특정한 요건을 갖춰야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상상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지만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1차산업은 물론 2차산업, 금융과 보험업을 제외한 3차산업에서도 결성이 가능해졌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지인 또는 가족들과도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협동조합 가운데 성공적인 협동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는 경기다협(다문화협동조합)의 경우 본인과 부인, 장모, 처남, 처제 등으로 구성됐다. 가족 단위이다 보니 의사 결정도 빠르고 배당에 대한 의견도 쉽게 모을 수 있어 장점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적인 배경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년실업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40∼50대는 재취업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퇴자협동조합(컨설팅, 설립동의자 수 6명), 파릇한절믄이협동조합(도시농업) 등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이 있는 협동조합이다.

자본주의 폐해가 부각된 것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불신, 취업난과 실업자 양산 등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협력과 상생의 모델인 협동조합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의식전환, 정부지원 성공 필요조건

협동조합 설립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우리보다 앞서 협동조합을 발전시킨 유럽은 물론 국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는 성미산 마을도 현재의 성과를 누리기까지는 많은 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확고히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우선 조합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사익도 중요하지만 공익에 대한 생각을 가져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의 전환 없이 협동조합에 뛰어든다면 협동조합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자발성'은 설립자들이 일군 성과에 편승하려는 무임승차 현상으로 변질될 수 있고 '1인 1표 민주적인 의결권'은 일은 안 해도 권리는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협동조합의 '공동자산'은 주인 없는 재산으로 인식될 수 있어 결국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협동조합이 이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기 위한 정부의 금융적인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봉 기자 env-news@hanmail.net        유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