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대첩의 명장 ‘을지문덕’에 대한 회상

2024. 10.08(화) 13:47

문달주 발행인 ▲충남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환경스포츠신문사 발행인 ▲21환경교육중앙회 회장 ▲저서 : 살며생각하며

을지문덕은 고구려 영양왕( 590년∼618) 대의 고구려-수 전쟁 당시(612년경) 30만 대군을 괴멸(살수대첩, 청천강 일대)시켜 고구려를 지켜낸 장수지만, 그가 언제 태어나 언제 죽었는지 등 그의 행적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조선 시대의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을지문덕은 평안도(平安道) 평양부(平壤府)의 인물이라 추정되고 있다.
몇몇 야사에서는 을지문덕이 고구려의 국상이었던 을파소의 후손이라고 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을지문덕의 후손인 목천 돈씨 가문의 기록인 《목천 돈씨 가보》에 의하면 원래 을씨였다가 을지문덕 전후로 을지씨로 바꾸었으며, 이후로 을지씨를 계속 쓰던 후손들이 고려 시대에 묘청의 서경천도운동 때 의병으로 공을 세워 평양 근처 돈산 일대를 식읍으로 받은 후 돈씨로 성을 바꿨다고 하는데 이에대한 신빙성에 의구심을 갖는 견해들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 '을지'라는 성을 쓰는 사람은 없는데, 북한에는 을지씨를 쓰는 사람이 있다. 2018년 1월 6일 로동신문 기사에 국가과학원산하 기계공학연구소 실장인 '을지기호'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족보가 사실상 사라진 북한 특성상 을지문덕의 후손으로 알려진 목천 돈씨를 을지씨로 바꿔버린 게 아닐까 하는 견해가 있다.
을지문덕은 수나라라는 당대 동아시아 최강대국의 압도적인 군세를 맞아 그냥 물러가게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회전에서 적군의 야전 병력을 전멸시켜 고구려의 대승을 이끌었다. 불세출의 전쟁 영웅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내지 못할 군공이자 업적이다.
당시 수나라 30만 대군 중 살아서 압록강으로 간 병사는 겨우 2,700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나마 살아남은 2,700명도 건제를 유지하고 철수한 것이 아니라 '하루만에 살수에서 압록강까지 도망쳤다. 당시 아군의 숫자는 기록이 없다.
현대 대한민국이 미국의 침공을 받았을 때 대한민국의 어느 장군이 미군 중에서도 최정예로서 선별된 미군들을 맞아 싸워서는 그저 막아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아예 전멸시켰다고 생각해 보라.

을지문덕은 수나라군에게 항복하겠다면서 혈혈단신 적진에 들어가 정찰을 하고 나오는 생사를 넘나드는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고 나오는 강심장인 데다가 뛰어난 지략을 발휘해 적을 무찌르는 혜안도 가지고 있었으며 <여수장우중문시>를 지어서 수나라군을 농락할 정도의 문장력도 지니고 있었던 명장이었다
이 승리로 위진남북조시대를 최종적으로 평정하고 중국 대륙을 통일했던 수나라가 멸망했다는 점에서 당시 동아시아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까지 했던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을지문덕과 관련된 기록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그는 한국사를 통틀어 단 한 번의 전투로 적군에게 가장 많은 병력 손실을 일으킨 장군이었다.

한국사 3대 대첩을 이끈 한산도 대첩의 이순신 장군과 귀주대첩의 강감찬 장군과 함께 살수대첩의 을지문덕은 우리 역사상 불세출의 세 영웅에 속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후세 사람들이 만약 그의 머리털 하나만큼만 닮더라도 그 나라의 독립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며, 그의 한두 마디의 말만 잘 거두어 간직하더라도 그 나라의 역사를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니, 을지문덕이란 사람은 우리 대동국(大東國) 4,000년 역사에서 유일한 위인일 뿐만 아니라 또한 전 세계 각국에도 그 짝이 드물도다”라고 칭송하였다.

당시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5언 고시는 다음과 같다.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에 통달했고
오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네.
싸움에 이기어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문달주 en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