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義不爲, 無勇也(견의불위, 무용야)

이 땅의 지성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2025. 03.06(목) 15:46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나라 안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극심하게 싸우고 있지만, 이 나라 지도자들은 수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나라가 어찌되든간에 통합보다는 분열을 부추기는 언사와 행동만이 난무하고 있다.
見義不爲, 無勇也(견의불위, 무용야)는 공자가 쓴 논어 위정편(爲政篇) 마지막 24장에 나오는 구절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눈 앞에서 보고도 이를 실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는 것”이라는 뜻이다.
안중근 의사(義士)는 옥중에서 많은 유묵을 남겼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유묵은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이 있다. 이로움을 보았을 때에는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봤을 때에는 목숨을 바치라는 뜻이다.
이(利)를 보면 의(義)를 생각하며, 위태로움이 보이면 목숨을 바치며, 평생 오랫동안 약속한 말을 잊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성인(成人)이라 할 수 있다.
안중근 의사는 유학을 공부한 유학자였다. 그래서 실천철학인 유학을 익힌 유학자로서 성인(聖人)이 아니라 성인(成人;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안 의사는 실제 행동으로 의(義)로운 행동을 용감하게 실천하신 것이다.
옳은 일을 남 앞에 나서서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별로 옳지도 못한 일에 용기를 과용하는 경우가 많다. 참다운 용기란 위기 상황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이 나라의 지성인들은 이 시점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 분열보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고,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보여야 한다. 비겁하게 숨어서 나라의 위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조선시대의 커다란 자랑거리 중 하나는 아마 청백리(淸白吏)일 것이다. 청렴하고 결백한 관리를 청백리라고 하는데, 옛날 청백리는 국민의 사표요, 사회의 귀감으로서 온 백성의 칭찬과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청백리는 먼저 인격을 갈고 닦는 수기(修己)에 힘써야 한다. 두 번째 덕목으로는 성실(誠實)을 꼽을 수 있다. 세 번째 덕목은 용기(勇氣)의 덕(德)을 가지는 것이다.
투철한 국가관, 사명감,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나라에 불미스러운 큰 사건이 터질 때 마다 정관계 유명인사 등이 거의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있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수갑차고 감옥에 가는 모습도 있고, 잘못된 지도자를 따라 나라 망치는 일에 서슴치 않는 부도덕한 사회 지도층도 묵도하게 된다.
의의 길이 아닌 불의의 길을 선택하고, 국가와 민족 앞에 수치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비난 받는 길을 선택하는 의롭지 못한 이들도 많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지탱하게 한 것도 관리들이요, 나라를 망치게 한 장본인들도 바로 공직자의 기강해이와 부패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않겠는가? 우리에게 과연 깨끗한 청백리가 있는가?
역사적인 인물중에서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처럼 빛나는 발자취를 남긴 이들도 있고, 이완용이나 전두환처럼 아름답지 못하고 귀감이 되지 못한 발자취를 남긴 이들도 있다.
성경에도 “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라는 말이 있다.
한 시대의 지도자들은 그의 행적이 모두 역사에 기록되어 대대손손 전해져 오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나라의 지도자일수록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말도 조심해야 하고, 그의 행동으로 인한 책임도 오롯이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그릇을 가져야 하며, 자신의 안위보다는 국민 통합을 헤치는 말과 행동은 삼가하고, 오직 국가와 민족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더라도 국민들을 혹세무민하여 혼란을 부추기는 말과 행동은 자제하고, 모든 것은 자신이 감내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흥망성쇄는 국민들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리더쉽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유봉 기자 env-news@hanmail.net        유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