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100만 채 시대, 대책 시급

2025년이면 13%가 빈집 될듯

2017. 07.13(목) 15:22

빈집 문제로 일본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빈집이 100만 가구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더 심각하다.
일본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인 마쓰도 시에 있는 50㎡ 넓이의 방 3개짜리 아파트를 우리 돈 약 2천만 원이면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
인구는 줄어들고 빈집이 늘자, 노후화한 주택들이 방치되면서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팔리지 않아 결국 '빈집'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빈집은 약 107만 호에 이른다. 빈집 100만 채 시대가 이미 도래한 것이다.

인천시 도원역 주변,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여 도심 속 섬처럼 남은 숭의동. 한때 인천의 구시가지를 대표하던 이곳이 상권이 죽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대로와 맞닿은 집 몇 곳을 제외하고는 일대가 거의 빈집인 상황. 인천 남구의 빈집 1/3 가량이 이 동네에 몰려있다.
빈집률 13%인 일본을 통해 보는 우리나라 부동산의 미래를 보면 된다.
일본 중년들에게 팔리지도 않는 빈집 상속은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나 공익재단에 기부하려 해도 재산 가치가 없어 거부당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도쿄 신주쿠에서 전철로 2시간 거리인 오쿠타마마치는 연간 출생자 수가 15명에 불과하다. 1년 전에 비해 빈집은 30채나 늘었다.

이 지역에서는 빈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젊은 부부의 정착을 돕는 '빈집뱅크'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이 있는 젊은 부부가 마을 빈집으로 이주하면, 수리비 지원과 함께 어린이집 등 교육비 무료, 고등학교까지 의료비와 급식비를 전액 지원하고 교통비 혜택까지 제공한다. 15년을 거주하면 소유권과 함게 축하금으로 50만 엔을 지급한다.

일본 정부는 '빈집 등 대책 추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특정 빈집의 강제 철거 등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빈집의 자산화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지난 2008년 이미 100%를 넘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다. 빈집은 2010년 79만 호에서 2015년 107만 호로 급증했다.

앞으로도 빈집은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을 보면, 국내 빈집은 2025년 약 13%까지 증가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일본의 빈집 비율과 맞먹는 수치다.
문제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육박하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점이다. 30만 가구에 달하는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노후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규모다. 이 때문에 노후 시설을 제때 보수하지 못하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향후 발생될 빈집문제를 일본의 경우에서 배워와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무작정 아파트를 지을 것이 아니라 일본의 경우처럼 '빈집뱅크'제도를 지금부터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는지 정책당국자는 점검해야 할 것이다.

유봉 기자 env-news@hanmail.net        유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