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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 선구자 나혜석의 외로운 영혼
2021. 07.06(화) 12:29확대축소
나혜석은 1896년 나 참판댁 또는 나 부잣집이라고 불리는 경기도 수원의 명문가자손으로 한말 사법관을 거쳐 시흥군수와 용인군수를 지낸 나기정(羅基貞)의 5남매 중 네째로 수원에서 태어났다.

나혜석은 부유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고등교육을 받는 등 부족함 없는 삶을 보낸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1913년 진명여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해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유화를 공부한 신여성이다. 나혜석은 유학 중 시인 최승구를 만나 사랑했지만, 1916년 그가 결핵으로 사망하고, 1920년 6년동안 구애를 한 변호사 김우영과 결혼했다.

당시 나혜석은 김우영에게 결혼 조건으로 네 가지 약속을 요구했는데 이 또한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일생을 두고 사랑해 줄 것’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말 것’ ‘시어머니와 전실의 딸과는 함께 살지 않도록 해줄 것’, 그리고 ‘첫사랑 최승구의 묘지에 비석을 세워줄 것’이었다. 이 요구를 모두 받아들인 김우영은 신혼여행 길에 실제로 최승구의 묘에 들러 비석을 세워주었다고 한다.

결혼 7년째에 일본 외무성 외교관이었던 남편 김우영과 함께 1년 8개월에 걸쳐 유럽, 미주 등을 사비로 여행하였다.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한국 여성 최초의 세계일주라고 할 수 있다. 여행중 나혜석은 파리에서 예술분야를, 남편 김우영은 독일에서 법률분야 공부에 몰두하느라 헤어져 있었다. 이 기간중에 나혜석은 파리에서 최린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그로 인해 김우영과 이혼했다. 그런데 막상 이혼 후 최린도 나혜석을 떠난다. 그러자 나혜석은 최린에 대해 정조유린죄라며 당시 돈 12,000원(현재가 1억2천만원 정도)의 소송을 걸었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김우영 집안에서 나혜석에게 자식들도 만나지 못하게 했다. 한평생 만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나혜석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시, 소설, 칼럼, 강연 등을 통해 "여자도 인간이다."라는 주장을 끊임없이 반복 되풀이하면서 여자들의 인권, 권리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아이는 에미의 살점을 떼어먹는 악마' 라고 분노하던 그는, 모성애를 "사회가 여성에게 인위적으로 강요한 역할"이라고 주장하였다. 모성이라는 이름 아래 어머니는 수많은 희생을 감내한다. 그리고 이는 본능이 아니라 강요라는 것이다. 그는 모성애가 사회에 의해 학습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을 처음 언급하였다.
1934년에는 『삼천리』에 “조선의 남성 심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貞操) ’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겐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빼앗으려 합니다.”라는 「이혼고백서」를 발표하여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나혜석은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고, 화랑에서는 그녀의 그림을 냉대했으며, 모든 학교는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다. 나혜석은 가난에 시달리고 병들어 갔다. 사람들에게 나혜석은 재능 있는 예술가라기보다 그저 ‘바람피우다 이혼당한’ ‘모성의 역할을 하찮게 여긴’ 죽을 때까지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정조를 팽개친 부도덕한 신여성일 뿐이었다.

나혜석은 자식에 대한 애정이 커서 말년에는 자식을 보고싶어 많은 시도를 했지만, 결국 다 무산되었고 요양원에서 탈출하면서까지 자식을 보려 했으나 결국 길에서 쓰러져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으며, 1948년 12월 10일 저녁 8시 30분 서울시립자혜원 무연고자 병동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 실어증, 중풍이었으며, 사망 당시 실제 나이는 52세였지만 병마와 굶주림으로 외모는 65~66세로 열 살 이상 들어 보일정도로 마지막 모습이 많이 초라했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작가, 여권운동의 선구자, 독립운동가, 문필가였던 나혜석이 이렇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간 것이다.



문달주 발행인 en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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