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사 분리 발주로 중소업체 살리자
전문가 칼럼
| 2013. 05.14(화) 10:11 |   |
더욱이 환경전문공사가 건설공사로 발주되는 현행 구조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환경전문기업도 건설사의 하도급자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불평등한 하도급 관행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춘 환경기업이 해외 진출을 꿈꾸기 이전에, 기술 유출과 수익성 악화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배경이다. 3만3000여 개나 되는 환경산업체의 앞날이 달린 일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환경시설공사 수주를 차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현재 공사 관리의 편의성과 책임 소재의 명확성에 장점이 있다는 이유로 통합 발주체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부문별·공정별로 분리해서 발주하도록 제도를 변경하면 된다. 이미 전기공사와 정보통신공사는 분리 발주를 통해 해당 분야의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있다.
최근 한국생산성본부의 연구에 따르면 통합 발주에 비해 분리 발주가 공사비용 감소와 하도급 부정부패 방지 등 이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7건의 공사 자료를 분석해 보니 낙찰금액 대비 최종 공사비가 통합 발주에서는 4.4% 증가한 반면 분리 발주에서는 0.2% 줄어들었다. 통합 발주는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분리 발주를 통해 중소기업에 적정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면 시공 품질도 높아지고 그 결과 하자 보수의 문제도 줄어든다. 대기업 등 종합건설업체의 부도가 하도급 업체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는 시장 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세계 환경 시장은 매년 2.5%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중남미 등의 신흥 개발도상국들은 향후 10년간 매년 10% 이상의 급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신흥 시장들은 유사한 환경 문제를 극복한 우리의 경험과 기술 전수를 바라고 있어 국내 환경 기업의 세계 환경 시장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환경 전문기업들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부터 환경 전문공사를 분리 발주하고, 소규모 공사에는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이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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