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 2015. 04.04(토) 1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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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왕(魯王) 정공이 고민에 빠져 있는데 계사의 제언으로 대사구 벼슬을 그만두고 초야에 묻혀 사는 공자를 회담석상에 참석토록 요청했다.
이 회담에서 제나라 양구거와 노나라 자무선이 공동으로 협정서를 작성하는데 양구거가 협정서 문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을 써 넣었다.
「양국이 동맹을 맺은 뒤에 제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는 노나라는 즉각 응원군을 보내와야 한다. 만약 이 협약을 어길시에는 제나라는 노나라를 정벌키로 한다」 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강대국의 횡포를 부렸다. 이때 회담에 참석한 공자가 한참 심사숙고한 끝에 자무선에게 「만약 제나라가 노나라 영토인 문양땅을 돌려주지 않으면 노나라는 이 협약을 절대로 지키지 않을 것을 천지신명께 맹세한다」 라는 조건을 삽입토록 했다.
그야말로 놀라운 반격이었다. 제나라 중신들은 이같은 공자의 폭탄선언에 크게 분노하였으나 공자는 이에 게의치 않고 차분하고 정중하게 제왕(帝王)앞으로 걸어나와 「신이 알기로는 나라를 다스리는데는 두가지 길이 있사옵니다.
첫째 덕(德)으로 다스리는 것을 왕도(王道)라 하옵고,
둘째 힘으로 다스리는 것을 패도(覇道)라 하옵니다. 왕도는 백성들을 덕으로 다스리는 까닭에 민심이 화합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도 화친이 잘 되어 국운이 번창케 되나, 패도는 힘으로 다스리는 까닭에 민심이 화합되지 못하고 다른 나라들과도 적대관계가 많아 결국 멸망의 길로 치닫게 됩니다.
지금은 귀국의 힘이 강하나 장사의 힘에도 한계가 오듯이 국가의 힘도 한계가 오게 마련입니다. 대왕께서는 선린정책을 쓰시어 이웃나라와 화친하여 국가의 번영을 꾀하시옵소서. 정치란 모든 것을 바로 잡는 일이라 하옵는데 이를 위해선 먼저 불의의 욕심을 버리셔야 하옵니다. 귀국에서는 노나라 문양땅을 힘으로 빼앗았으니 노나라가 아무리 약소국가이기로 이런 상태에서 어찌 화친에 응할 수 있으오리까.
조그만 땅 한자락을 얻기 위해 이웃나라와 불화를 초래한다면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를 범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왕을 보필하는 대부들이 천려일실(千慮一失) 어쩌다 실수를 범하고 있는 모양이오나 명철하신 대왕께서는 깊이 통촉하시와 이 일을 바로잡아 주시옵소서」 공자의 변론은 봄바람처럼 온화하고 언로(言路)에 담긴 깊은 뜻을 추상(秋霜)과 같이 준엄하였다. 제왕(帝王)은 그자리에서 무단 점령한 문양땅을 노나라에게 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중신들에게 꾸짓기를 「노나라 중신들은 임금을 군자의 도로서 보필하거늘 제경(諸卿)들은 어찌하여 이적의도(荑狄之道)로서 경을 보필하고 있소」 라고 질책하였다.
이로서 노나라는 만천하가 우러러보는 성인 공자(孔子)의 기지와 용기로 인해 빼앗긴 영토를 되찾고 국가의 명예를 회복하게 되었다.
공자는 사서삼경중 가장 어렵다는 주역을 3천번이나 읽다가 죽간이 끊어져 위편삼절이란 고사성어까지 탄생시킨 희대의 천재요 대학자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성인군자다.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려고 하는 사람은 어디가고 온통 정권쟁취를 위한 싸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지 심히 염려되어진다는 여론이 높다.
이 시대의 성인군자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말씀이 생각난다.
"만일 사회를 개조하려면 먼저 스스로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개조하여야 한다. 우리 청년은 태산같은 큰 힘을 준비합시다
낙심말고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대담하게 나갑시다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라.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하는가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문달주 발행인 env-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