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
| 2016. 06.09(목) 09: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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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시아 주변국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금모으기 등 국민통합으로 의연하게 나라를 구했던 우리 국민들인데 그 대가가 수출이 부진해지고 가계부채로 소비여력이 부족한 오늘의 현실이라 생각하니 아찔하기 짝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재정 & 개발(Finance &Development ) 6월호에 “신자유주의 : 과잉 판매됐나(oversold)?”라는 보고서를 통하여 점령군처럼 도도했던 IMF가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사회·ㆍ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해 결국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신자유주의 과잉 적용을 인정했다. 신자유주의가 강조했던 금융 개방과 재정 긴축이 영리 분야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으나 저소득층을 양산하여 결국은 소득 불평등이 성장의 지속성과 수준을 상당히 낮춤으로써 저성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힘든데 우리는 지금 한국을 통하여 보고 있는 셈이다.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칠레의 선구적인 경험이 노벨수상자인 프리드먼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컬럼비아 대학 교수이자 역시 노벨수상자이기도 한 조셉 스티글리츠를 비롯한 많은 경제학자들은 칠레는 시장이 적절한 규제와 결합한 성공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어 순수 신자유주의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IMF 전문가들이 그들의 보고서에 밝히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애당초 재정 건전성이 좋고 외환위기는 태국의 바트화라는 천재지변에 의해 발생했을 뿐 펀더멘탈은 튼튼하여 유동성 위기만 지나가면 충분히 수출을 통해서 외화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른 개방 덕분에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으로 성장을 통한 소득 불평등 해소는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학습을 통하여 뻔히 알았음에도 과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일부 그룹에서 과거의 성장에 대한 향수가 많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기사에서 테리켈러 고어 회장은 앞으로는 ' 변동성이 크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 사회인 부카(BUCA)의 상황이 될 것이다라는 예측을 내놓은바 있다. 그래서일까, 장기 저성장에 불확실성이 더해진 새로운 비정상이 뉴노멀인 상태가 되었다. 중국 성장률이 둔화돼 수출이 부진해지고 사회·경제적 불평등 확대로 국민통합이 시급한 한국도 경기 불씨를 살리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 빚 관리를 풀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4·13 총선에서 정치권의 갈 길을 인도했던 국민들이 이번에 또 다른 학습을 통하여 국가의 갈 길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기후변화 대응 등 인류공동체의 문제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전 문제를 비용효율 관점에서 바라볼 수는 없다. 국가는 IMF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희생된 많은 국민들은 아픔속에 여전히 허덕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까운 젊은 청년의 죽음을 어느 한 조직의 잘못으로 치부해서도 곤란하다. 그래서는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생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 그것이 국민이 깨어있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김영신 위원 fallbird@apcc21.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