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시민·사회운동이 필요한 시점
| 2021. 01.28(목) 07: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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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코로나19 등 기후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전지구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 선언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은 드는데 정책 결정과정에서 누락된 경로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떨칠 수가 없다.
‘탄소중립’이란 일단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한도로 줄인 다음, 그래도 배출한 부분은 산림 조성이나 탄소 포집·저장(CCS) 등으로 상쇄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2050 탄소 중립이라 하면 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억9백만톤이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0인데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천만톤이고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2천만톤으로 순 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매우 도발적인 목표이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섣불리 동의하기 힘든 목표이다. 왜냐하면 탄소중립의 기초자료가 된, 2020년 전문가·시민사회·산업계·청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수십 차례 참여하여 수립한「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에서 제시한 5개 시나리오는 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비 40%~75% 감축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75% 감축안은 미래 혁신 기술 적용을 토대로 전 분야적 야심찬 사회혁신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여 포럼에서 고려 가능한 모든 옵션을 포함한 가장 도전적 안으로 설명하고 있다. 75% 감축은 1억7천9백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의미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출하는 만큼,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배출량에 비해 흡수량이 워낙 미미하므로써 결국은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준으로 제시한 2017년 배출량이 변곡점이길 바라지만 아직 트렌드로 단정하기는 이르고 2030년까지 3억톤 이상을 감축해야 가능한 목표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탄소 관련 약속을 저버린 경험으로 이미 기후악당국가로 평가받고 있어 탄소중립 경로 제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달성하지 못했을 때 인류의 삶은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보편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 추진의 기반이 될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에 대한 총론을 합의해놓고도 각론 합의에 7년 이상을 논의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현실이라 더욱 안타깝다.
이산화탄소 배출이나 감축은 현장에서의 실천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하였던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탄소 다배출 업종인데다가 주요 선진국들보다 후발 산업화로 온실가스 정점 이후 탄소중립까지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매우 촉박하다. 하지만 가정 부문에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과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참 창궐 중에 226개 기초지자체가 공동으로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했다는 것이 한 가닥 희망이다.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은 경제·사회·생활방식 등 모든 부문의 혁신과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됨에 따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상존하는 데 주주만의 이익을 고려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태도 변화 및 행동 유도를 위해서는 공익적 추구 열망이 강하고 신뢰도가 높은 비영리민간단체, 지역협동조합, 과학자 그룹 등 다중이해관계자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 지금은 기존 온실가스 1인1톤 줄이기 캠페인을 확대하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사회적 신뢰와 지지 유도를 위한 시민사회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비 fallbird57@gmail.com
